글

라벨이 독서이야기인 게시물 표시

[독서이야기] 12. 마르틴 부버 《나와 너》 & 피할트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 소음의 세상에서 참된 나를 만나는 시간

이미지
 마르틴 부버 《나와 너》 & 피할트 피카르트 《침묵의 세계》 를 읽고   소음의 세상에서 참된 나를 만나는 시간 그동안 뇌의 정교한 메커니즘을 탐구하고, 차가운 물리학의 눈으로 우주를 바라보며, 세이노의 경종을 통해 현실의 삶을 가다듬어 왔다. 지식과 현실을 지나 연재의 마지막 도달한 곳은 바로 인간의 영혼과 관계의 본질을 묻는 두 권의 고전, 마르틴 부버의 《나와 너》와 피할트 피카르트의 《침묵의 세계》다. 한강 작가의 소설들이 말로는 다 담을 수 없는 내면의 고통과 인격적인 만남을 조용히 품어주듯, 이 두 책 역시 끊임없는 소음과 수단화된 현대 사회 속에서 우리가 잃어버린 '참된 삶의 온기'가 어디에 있는지 깊고 아름다운 울림으로 일깨워준다. 소음 가득한 세상을 넘어 - 침묵 속에서 맺어지는 '나와 너'의 관계 우리는 하루에도 수많은 정보와 소음 속에서 살아가며, 타인이나 세상을 나에게 필요한 '도구'나 '이용 가치'로 판단하곤 한다. 하지만 두 저자는 세상의 소음을 잠재우고 내면의 '침묵'을 회복할 때 비로소 타인을 진정한 하나의 존재로 마주할 수 있다고 말한다. 두 철학서가 건네는 가장 깊은 삶의 지혜를 세 가지 통찰로 정돈해 보았다. 1. '나-그것'의 관계에서 '나-너'의 관계로 (마르틴 부버 《나와 너》)   마르틴 부버는 인간이 세상을 대하는 방식을 두 가지로 나눈다. 상대를 목적이 아닌 수단이나 경험의 대상, 혹은 도구로 다루는 '나-그것(I-It)'의 관계와, 자신의 온 인격을 다해 상대를 존엄한 존재 자체로 마주하는 '나-너(I-Thou)'의 관계다. 현대 사회는 사람마저 효율성과 가치로 판단하는 '나-그것'의 세계로 가득 차 있다. 그러나 저자는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진심으로 마주하는 '나-너'의 수평적 소통 속에서만 인간의 영혼이 완성되며, 그 만남의 순간마다 거룩한...

[독서이야기] 11. 읽어가는 기록: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 - 피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삶의 지혜

이미지
 세이노 《세이노의 가르침》을 읽고 - 피하지 않고 현실을 직시하는 삶의 지혜 최근 《김상욱의 과학공부》를 통해 차가운 물리학의 눈으로 우주와 존재의 거대함에 대해 성찰했다면, 이번에는 날카롭고 날것 그대로의 언어로 삶의 현장을 일깨우는 필명 '세이노(Say No)'의 《세이노의 가르침》을 펼쳐 들었다. 한강 작가의 글이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가만히 감싸 안아준다면, 세이노의 글은 잔인할 만큼 솔직한 조언으로 우리를 둘러싼 환상을 깨부수고 스스로 바로 서게 만드는 경종과 같다. 따스한 위로도 필요하지만, 냉정한 현실 자본주의 속에서 나 자신과 사랑하는 이들을 지켜내기 위해서는 이러한 엄혹한 지혜 또한 반드시 필요함을 느낀다.  세이노의 가르침 - 막연한 어설픔을 버리고 삶의 주인이 되는 법 '세이노(Say No)'라는 이름은 '당신이 믿고 있는 것들에 대해 아니라고 말하라'는 뜻이다. 자수성가한 사업가인 저자는 피와 땀으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헛된 희망이나 어설픈 위로 대신 자본주의 사회를 헤쳐 나갈 피가 되고 살이 되는 현실적인 지침을 건넨다. 가식 없이 직설적인 그의 문장들 속에서 마음에 새긴 핵심적인 메시지 세 가지를 정돈해 보았다. 1. 피하지 말고 현실을 직시하라   우리는 흔히 상황이나 환경, 혹은 타인을 탓하며 현실에서 도피하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네 삶이 이 모양인 이유는 네가 지불해야 할 인지적·육체적 노력을 게을리했기 때문"이라고 차갑게 일갈한다. 자신이 처한 위치를 정직하게 인정하고, 막연한 대박이나 일확천금을 꿈꾸기보다 지금 내 눈앞에 놓인 일부터 철저히 파헤치고 마스터하는 것부터가 진짜 변화의 시작이다. 현실을 직시하는 용기야말로 삶을 스스로 통제하기 위한 첫걸음이다. 2. 어떤 일을 하든 그 분야의 '귀신'이 되어라   책 전체를 관통하는 핵심 중 하나는 바로 '일하는 태도'다. 아무리 지루하고 작아 보이는 일이라도 건성으로 하지 않고, ...

[독서이야기] 10. 김상욱 《김상욱의 과학공부》 - 차가운 물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가장 따뜻한 세상

이미지
  김상욱 《김상욱의 과학공부》 를 읽고- 차가운 물리학의 눈으로 바라본 가장 따뜻한 세상 최근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통해 뇌의 상실 속에서도 피어나는 인간 영혼의 고결함을 보았다면, 이번에는 인문학을 품은 다정한 물리학자 김상욱 교수의 《 김상욱의 과학공부 》를 펼쳐 들었다. 한강 작가의 글이 인간의 상처와 고통을 나지막이 보듬어준다면, 이 책은 우주의 규칙을 설명하는 딱딱한 '과학'이라는 언어로 인간과 사회, 그리고 삶의 존엄함을 지극히 따뜻하게 들려준다. 우주의 원자로 만들어진 우리, 존재 자체로 빛나는 이유 물리학은 차가운 공식과 기호로 가득 찬 학문처럼 느껴지지만, 김상욱 교수가 들려주는 과학은 뜻밖에 시(詩)적이고 다정하다. 저자는 차가운 이성과 과학적 사고야말로 우리가 세상을 편견 없이 바라보고, 타인을 깊이 이해하게 만드는 가장 인문학적인 도구라고 말한다. 우주와 자연, 그리고 인간을 잇는 저자의 철학적 통찰 중 마음에 깊이 남은 세 가지 시선을 정돈해 보았다. 1. 우리는 우주가 만들어낸 특별한 원자들의 모임이다   물리학의 관점에서 보면 우리 몸을 구성하는 탄소, 수소, 산소 같은 원자들은 태초의 별이 폭발할 때 만들어진 우주의 먼지들이다. 우주에 존재하는 수많은 원자가 아주 우연하고도 기적적인 확률로 모여 지금의 '나'라는 존재를 이루고 있다. 우리가 언젠가 죽음을 맞이하더라도 내 몸을 이루던 원자들은 사라지지 않고 다시 우주로 돌아가 다른 생명이나 자연의 일부가 된다. 과학의 눈으로 바라본 죽음은 단절이 아닌 우주와의 재회이자 자연스러운 순환 과정이었던 것이다. 2. 차가운 과학이 건네는 가장 인문학적인 질문   저자는 과학이 단순히 기술을 발전시키는 수단이 아니라, 세상을 성찰하는 '태도'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과학은 정답을 강요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의문표를 던지고 자신의 틀렸음을 인정하는 겸손함에서 출발한다. 차디찬 물리 법칙(엔트로피 법칙 등)이 지배하는 허무한 우주 속에서, 서...

[독서이야기 ] 9.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읽고 - 잃어버린 뇌 속에서 발견한 고유한 인간의 영혼

이미지
 올리버 색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를 읽고- 잃어버린 뇌 속에서 발견한 고유한 인간의 영혼 최근 《내가 된다는 것》과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를 통해 뇌의 정교한 매커니즘과 면역 시스템을 살폈다면, 이번에는 신경학계의 시인이라 불리는 올리버 색스 박사의 대표작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를 펼쳐 들었다. 한강 작가의 글이 상처 입은 인물들의 깊은 내면을 온전히 다독여주듯, 이 책 역시 뇌 손상이나 신경학적 장애로 일상을 잃어버린 환자들을 단순한 '치료 대상'이 아닌, 저마다의 세계를 지켜내기 위해 분투하는 '고유한 영혼을 지닌 인간'으로 바라보는 깊은 연민과 따뜻함을 건네준다.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 - 뇌의 결함 너머에 존재하는 참된 자아 책의 표제작에 등장하는 P 선생은 음악적 재능이 뛰어난 성악 교수이지만, 시각 실인증이라는 뇌 질환으로 인해 사람의 얼굴을 인식하지 못하고 아내의 머리를 모자로 착각해 잡으려 한다. 그러나 저자는 그의 결함이나 장애에만 집중하지 않는다. 그가 세상을 시각 대신 '음악'이라는 자기만의 정교한 세계로 재구성하여 삶을 이어나가고 있음에 주목한다. 뇌의 특정 부위에 손상이 생겨 정상적인 기능을 잃어버렸음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내면은 어떻게든 삶을 계속해 나가기 위한 새로운 방식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환자들의 삶을 통해 뇌의 유연함과 인간 정신의 숭고함에 대해 깊은 깨달음을 얻게 되었다. 책에 등장하는 주요 인물들과 그들의 삶이 건네는 핵심 메시지를 세 가지 시선으로 정리해 보았다. 1. 상실(Loss) - 무언가를 잃었을 때 비로소 드러나는 인간성 책의 1부에서는 기억, 시각, 신체 감각 등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1970년대에 살면서 자신을 여전히 1945년의 청년으로 기억하는 '커트 화사 사건'의 제이미, 자신의 몸이 어디에 있는지 감각하지 못하는 '고유감각 상실증'에 걸린 크리스티나 등의 사례가 펼쳐진다. 우리는...

[독서이야기] 8.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마라 -- 스티븐 시나트라 《콜레스테롤 잔혹사》

이미지
《콜레스트롤에 속지마라》를 읽고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의 명저 《콜레스테롤 잔혹사(원제: The Great Cholesterol Myth / 번역서명: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 - 수치에 속지 않는 진짜 심장 건강의 비밀  최근 《식욕의 과학》과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를 통해 우리 몸과 뇌의 정교한 호르몬, 면역 시스템을 탐구했다. 이번에는 의학계의 거대한 통념을 뒤흔들며 심장 건강의 진짜 비밀을 지목하는 스티븐 시나트라 박사의 《콜레스테롤 잔혹사(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를 펼쳐 들었다. [제목] 콜레스테롤 수치에 속지 마라 - 진짜 범인은 염증과 당분이다 우리는 오랫동안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혈관에 콜레스테롤이 쌓여 심장병을 일으킨다는 '지방-콜레스테롤 가설'을 절대적인 상식으로 믿어왔다. 하지만 심장 전문의인 저자는 심장병을 앓는 환자의 절반은 콜레스테롤 수치가 지극히 정상이라는 충격적인 사실을 제시한다. 콜레스테롤은 세포막을 구성하고 성호르몬과 비타민 D를 합성하는 등 인체 생존에 필수적인 고마운 물질이다. 심장 질환의 진짜 범인은 콜레스테롤 자체가 아니라, 체내 염증과 과다한 정제 당분(설탕), 그리고 산화 스트레스 다. 혈관에 염증이 생길 때 우리 몸은 이를 치료하기 위해 콜레스테롤을 보내는 것인데, 우리는 치료하러 온 소방관(콜레스테롤)을 불을 지른 범인으로 오해해온 셈이다. 이러한 통찰을 바탕으로 책에서 제시하는 핵심 내용과 건강한 삶을 위한 기준들을 정돈해 보았다. 1. 콜레스테롤을 둘러싼 오해와 '진짜 나쁜 LDL' (1~3장) 우리는 흔히 LDL을 '나쁜 콜레스테롤'이라 부르며 무조건 낮추려 한다. 하지만 저자는 LDL 안에서도 입자가 크고 푹신하여 해롭지 않은 'A형 LDL'과, 입자가 작고 밀도가 높아 혈관벽에 쉽게 침투해 산화되는 'B형 LDL'을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모든 콜레스테롤을 약물(스타틴)로 강제로 낮...

[독서이야기] 7.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도나 잭슨 나카자와) - 뇌 속의 천사이자 암살자, 미세아교세포

이미지
 도나 잭슨 나카자와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 를 읽고 - 뇌 속의 천사이자 암살자, 미세아교세포가 전하는 메시지 최근 《식욕의 과학》을 통해 뇌와 호르몬이 몸을 조율하는 방식을 살펴보았다면, 이번에는 뇌와 몸의 면역계가 어떻게 하나로 연결되어 마음과 신체 질환을 일으키는지 파헤치기 위해 도나 잭슨 나카자와의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를 펼쳐 들었다. 한강 작가의 글이 고통받는 인물들의 깊은 내면과 상처를 보듬어준다면, 이 책은 그 마음의 병이 나약함이 아닌 '뇌 속 면역 세포의 오작동'일 수 있음을 밝히며 따뜻한 위로와 과학적 해답을 동시에 건네준다. [제목] 뇌 속의 천사이자 암살자, 미세아교세포가 전하는 메시지 도나 잭슨 나카자와의 《너무 놀라운 작은 뇌세포 이야기》는 뇌와 몸의 면역계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최신 신경과학의 발견을 다룬다. 그 중심에는 '미세아교세포'라는 작은 뇌세포가 있다. 이 세포는 평소에는 뇌 속 쓰레기를 치우고 신경망을 관리하는 '천사' 역할을 하지만, 만성 스트레스나 체내 염증을 만나면 변질되어 정상적인 뇌세포를 공격하는 '암살자'로 돌변한다. 우울증이나 불안, 치매 같은 질환이 마음의 약함이 아니라 뇌 속 면역 세포의 오작동일 수 있다는 사실은 깊은 울림을 주었다. 신체적 건강과 스트레스 관리가 결국 뇌 건강과 직결되어 있음을 절감했다. 내 몸과 마음을 정성껏 보살펴 뇌 속 미세아교세포를 언제나 '천사'로 지켜내겠다고 다짐해 본다. 이러한 다짐을 바탕으로, 뇌 면역계와 미세아교세포가 우리 삶을 어떻게 좌지우지하는지 책의 핵심 내용을 정돈해 보았다. 1. 뇌는 독립된 섬이 아닌 '면역 장기'다 (1~5장)   과거 과학계는 뇌가 몸의 면역계와 차단되어 있다고 믿었지만, 최근 발견된 '뇌수막 림프관'은 몸의 면역계와 뇌가 긴밀하게 다리로 연결되어 있음을 증명했다. 뇌 속의 미세아교세포는 평소 뉴런을 지키고 시냅스...

[독서이야기] 6. 《식욕의 과학》 (앤드루 젠킨슨) - 다이어트는 왜 힘들까? 식욕 호르몬의 비밀

이미지
앤드루 젠킨슨 《식욕의 과학》 을 읽고- 다이어트는 왜 힘들까? 식욕 호르몬과 뇌의 비밀 식욕을 통제하지 못해 번번이 체중 조절에 실패할 때마다 스스로의 게으름을 탓하곤 했다. 하지만 앤드루 젠킨슨의 《식욕의 과학》은 식욕이 개인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뇌와 호르몬이 보내는 정교한 신호 체계임을 보여준다. 우리 뇌의 시상하부는 몸의 기준 체중인 '체중 설정점(Set Point)'을 가지고 있는데, 무작정 굶는 다이어트를 하면 뇌는 이를 기근으로 인식하여 대사율을 낮추고 식욕을 폭발시킨다. 또한 가공식품과 정제당이 포만감 호르몬인 렙틴과 지방 저장 호르몬인 인슐린 신호를 교란한다는 점은 식습관의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워 주었다. 뇌를 속이거나 몸을 학대하는 다이어트 대신, 정제 탄수화물을 줄이고 건강한 영양을 공급하여 뇌의 신호 체계를 정상화하는 것이 참된 건강의 길임을 깨달은 계기가 되었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식욕과 체중을 결정짓는 우리 몸의 구체적인 생화학적 원리를 정리해 보았다. 1부: 몸은 체중을 어떻게 조절할까?  - 뇌와 호르몬의 강력한 방어 작용 체중 조절의 핵심은 무작정 적게 먹는 것이 아니라, 뇌가 기억하는 '체중 설정값'을 내리는 데 있다. 뇌의 시상하부는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Ghrelin) 호르몬과 포만감을 느끼게 하는 렙틴(Leptin) 호르몬 등을 통해 지방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강력하게 방어한다. 자연에서 풀을 먹어야 할 소에게 곡물과 식물성 기름이 섞인 사료를 주면 덩치가 비정상적으로 커지듯, 인간 역시 본래의 식단에서 벗어날 때 대사학적 불균형을 겪게 된다. 억지로 참는 다이어트로 인한 극심한 허기와 무기력감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라는 '원인'이 아니라, 뇌의 방어 작용이 만든 '증상'일 뿐이다. 2부: 무엇이 식욕을 유발할까?  - 인슐린 저항성과 오메가 비율의 비밀 우리가 먹는 탄수화물은 최종적으로 포도당이 되어 세포 속 미토콘드리아에서 ATP 에너지를 만들...

[독서이야기] 5.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 (데이비드 바드르) - 의지력보다 중요한 뇌의 인지 제어

이미지
 데이비드 바드르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를 읽고- 의지력보다 중요한 뇌의 '인지 제어' 시스템 머릿속으로는 수없이 다짐하면서도 막상 실행에 옮기지 못해 자책했던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데이비드 바드르 교수의 《생각은 어떻게 행동이 되는가》는 이러한 행동의 차이가 단순한 정신력이나 의지 부족이 아닌, 뇌의 '인지 제어' 시스템에서 비롯된다는 사실을 명쾌하게 밝혀준다. 책에 따르면 뇌의 전두엽은 지휘관처럼 목표를 설정하고, 추상적인 생각을 구체적인 단계별 행동으로 번역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이 인지 제어 능력은 자원이 한정되어 있어 과부하가 걸리면 목표를 행동으로 옮기기 어려워진다. 무작정 의지를 다지기보다 뇌가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이 왜 중요한지 깨달았다. 앞으로는 스스로를 채찍질하기에 앞서, 뇌가 한 단계씩 행동을 실행할 수 있도록 과제를 단순화하고 환경을 정돈하는 지혜를 발휘하고 싶다. 이러한 깨달음을 바탕으로, 생각과 행동을 잇는 뇌의 세부적인 작동 원리를 각 장별로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았다. 1. 아는 것과 행동하는 것의 차이 (1~3장)   인지 제어를 담당하는 뇌 구역이 손상되면, 아는 것과 행동이 분리되어 그저 주위 환경에 반응하는 자동 행동만 남게 된다. 또한 작업기억을 담당하는 해마나 복내측 전전전두피질에 이상이 생기면 단순한 기억상실이 아니라, 상황을 추론하고 결정하는 '스키마(틀)' 자체가 고장 난다. 우리가 행동하기 위해서는 뇌가 기존 목표를 지키는 안정성 과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는 유연성 사이에서 끊임없이 딜레마를 겪으며 균형을 잡아야 한다. 2. 뇌의 과부하와 인지 제어의 한계 (4~6장)   전두엽은 머릿속에 위계구조를 세워 목표를 설정한다. 하지만 뇌의 인지 제어 자원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 우리가 흔히 자랑하는 '멀티태스킹'의 비밀은 사실 뇌가 두 가지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속도로 주의를 전환하며 뇌에 과부하를 일으키는...

[독서이야기] 4. 《BEING 내가 된다는 것》 (아닐락 세스) - 뇌가 만들어내는 '통제된 환각'과 자아의 비밀

이미지
아닐 세스 《BEING 내가 된다는 것》을 읽고 - 내가 인지하는 세상과 '나'라는 존재의 비밀 최근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고통받는 이들의 내면을 가만히 보듬고, 《감정의 발견》을 통해 내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는 법을 배웠다. 이번에는 더 깊이 들어가, '나'라는 존재와 의식의 근원을 탐구하는 뇌 과학의 명서, 아닐 세스의 《내가 된다는 것(Being You)》을 펼쳐 들었다. 문학이 감성으로 인간을 들여다본다면, 이 책은 뇌 과학이라는 이성적 도구로 자아의 비밀을 파헤치지만 그 끝에서 느껴지는 생명에 대한 경외감은 서로 닮아있다. 1. 🌈1부: 의식의 수준  - 의식은 어떻게 과학의 대상이 되는가 우리는 흔히 유물론, 유심론, 이원론 등 거창한 철학적 틀로 의식을 설명하려 하지만, 막상 정의하려 하면 의식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듯 사라진다. 저자는 복잡한 이론 대신 '실제적 문제'에 집중한다. 시각, 소리, 냄새, 정서, 기분, 믿음 등 들어오는 감각 신호를 뇌가 해석해내는 과정(현상성)을 측정하고 제어하는 방식으로 의식을 연구한다. 어두운 두개골 안에 갇힌 뇌가 감각 입력을 기반으로 의식적 지각을 만들어낼 때, 비로소 '나'라는 존재가 형성된다. 2. 🌈2부: 의식의 내용  - 우리가 보는 세상은 '통제된 환각'이다 2부에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점은 우리가 보는 세상이 절대적인 실체가 아니라, 뇌가 감각 데이터를 바탕으로 구성해낸 '통제된 환각(Controlled Hallucination)'이라는 점이었다. 우리는 눈이 세상이라는 창문으로 현실을 그대로 본다고 착각하지만, 인간의 시각은 적외선과 자외선 사이의 아주 좁은 영역에만 반응할 뿐이다. 뇌는 내부에서 외부로 끊임없이 예측을 던지고 수정하며 우리 눈앞의 현실을 만들어낸다. 내가 보는 세상이 절대적이지 않음을 깨닫는 순간, 세상을 바라보는 틀이 완전히 바뀌게 된다. 3. 🌈3부: 자기(Self)  -...

[독서이야기] 3. 《감정의 발견》 (마크 브래킷) - 내 감정에 구체적인 이름을 붙여주는 시간

이미지
  솔직히 이 책은 페이지를 넘기는 것조차 버거울 만큼 내용이 어렵고 낯설었다. 평소 가볍게 접하던 실용서나 에세이와는 결이 달라서, 몇 번이나 책장을 덮고 싶은 고비가 찾아오기도 했다. 하지만 박문호 박사 같은 전문가들이 왜 이토록 깊이 있는 독서와 자연과학적 사유를 강조하는지, 조금씩 그 결을 더듬어 보는 것만으로도 흥미로운 도전이었다. 마크 브래킷 《감정의 발견》 을 읽고- 내 안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는 시간 최근 한강 작가의 소설을 읽으며 느껴졌던 내면의 아픔과 고통받는 이들을 향한 따뜻한 시선을 안고, 이번에는 예일대 감정지능센터 센터장 마크 브래킷의 《감정의 발견(Permission to Feel)》을 펼쳐 들었다. 문학이 인간의 깊은 상처를 조용히 다독여준다면, 이 책은 뇌 과학과 심리학의 관점에서 내 마음을 어떻게 보듬고 다스려야 하는지 명쾌한 길을 제시해 준다. 1. 감정은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허락하는 것   책에서 가장 먼저 마음을 울린 구절은 "자신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스스로에게 허락하라(Permission to Feel)"는 메시지였다. 우리는 은연중에 화, 불안, 슬픔 같은 감정을 나쁜 것, 혹은 숨겨야 할 것으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저자는 감정에 옳고 그름은 없으며, 단지 내 상태를 알려주는 유용한 '신호'이자 '에너지'일 뿐이라고 말한다. 감정을 억누르고 무시하려 할수록 감정을 관장하는 뇌의 편도체(Amygdala)가 과부하 상태에 빠지고, 결국 몸과 마음의 불균형으로 이어지게 된다. 2. RULER 법칙과 '감정에 이름 붙이기'의 힘   책에서 소개하는 감정 조절 5단계 모델인 RULER 법칙 은 매우 현실적이고 명쾌했다. Recognize (인식하기): 내가 지금 어떤 감정을 느끼는지 알아차림 Understand (이해하기): 왜 이런 감정이 드는지 원인을 파악함 Label (이름 붙이기): 감정을 구체적인 단어로 정확하게 정의함 Express (표현하...

[독서이야기] 2.《노화의 종말》 (데이비드 싱클레어) - 노화는 치료 가능한 질병이다

이미지
데이비드 싱클레어 《노화의 종말》 을 읽고- 삶과 생명을 바라보는 깊은 시선 최근 한강 작가의 글을 읽으며 생명의 존엄함과 고통받는 존재들의 내면을 가만히 보듬어보았던 시간을 지나, 이번에는 인간의 생명 그 자체와 노화의 비밀을 탐구하는 데이비드 싱클레어의 《노화의 종말》을 펼쳐 들었다. 과학 서적임에도 불구하고 삶을 연장하고 생명을 보살피고자 하는 저자의 따뜻한 시선이 한강 작가의 작품이 준 울림과 맞닿아 있어 마음 깊이 와닿았다. 1. 🌈1부: 우리가 아는 것 (과거)  - 노화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가 우리는 흔히 나이가 들면 면역 T세포가 약해져 암세포를 제대로 죽이지 못하고, 세포 속 텔로미어가 단축되어 생명이 저절로 끝난다고 믿어왔다. 모든 현상에는 이유가 있지만, 책에서는 노화의 원인이 단순히 어느 하나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저자는 노화를 '치료 불가능한 자연 현상'이 아니라, 세포 속 정보의 손실로 인해 발생하는 '치료할 수 있는 하나의 질병'으로 규정한다. 노화를 질병으로 바라보는 이 새로운 시각은 생명을 바라보는 나의 틀을 흔들어 놓았다. 2. 🌈2부: 우리가 배우고 있는 것 (현재)  - 세포를 깨우는 장수 회로의 비밀 2부에서는 우리가 생명력을 회복하기 위해 실천하고 탐구해야 할 현재의 과학이 펼쳐진다. 육식을 줄이고 단식과 운동 같은 자극을 줄 때, 세포 속의 장수 유전자인 '서투인(Sirtuin)'과 SIR2 단백질이 활성화된다. 특히 세포 내 NAD+ 수치를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우유에 미량 들어있는 NR(니코틴아마이드 리보사이드)이나 우리가 영양제로 접할 수 있는 NMN 이라는 물질이 NAD+를 늘리는 핵심 전구물질로 등장한다. 책을 읽으며 인상 깊었던 점은 과학적 사실에 대한 저자의 솔직함이었다. NMN은 체내 생존 회로를 깨워 활력을 주지만, 이미 암이 진행 중인 환자가 복용할 경우 암세포의 대사까지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주의점을 명확히 짚어준다. 반면, 나이는 들었...

[독서이야기] 1. 《레미제라블》 (빅토르 위고) - 용서와 구원이 인간의 마음을 바꾸는 힘 (총5권)

이미지
  [독서이야기 #1] 《레미제라블》 전체(1~5권)를 읽고 🌈1.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1권과 한강의 문학이 주는 울림   최근 한강 작가님의 소설을 읽으며 느껴졌던 깊은 인간애의 울림을 품은 채, 빅토르 위고의 대작 《레미제라블》을 펼쳐 들었다. 시대를 뛰어넘어 두 작가가 인간의 상처와 구원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닮아있다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묵직해진다. 빵 한 조각을 훔친 죄로 19년의 옥살이를 한 장발장의 이야기는 단순히 옛 소설에 그치지 않는다. 전과자라는 낙인 때문에 증오로 가득 차 있던 한 인간의 뇌와 마음을 바꾼 것은 미리에르 주교의 조건 없는 '사랑과 용서'였다. 은촛대까지 얹어주며 자신을 감싸준 주교의 고결한 태도는 장발장 내부의 불신과 분노를 깨부수고, 그를 평생 타인을 위해 헌신하는 삶으로 이끌었다. 책을 읽어가며, 인간의 마음을 진정으로 변화시키는 것은 엄격한 처벌이나 비난이 아니라 따뜻한 공감과 포용이라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한강 작가의 글이 고통받는 인간의 내면을 나지막이 다독여주는 것처럼, 빅토르 위고 역시 장발장을 통해 인간에 대한 거대한 구원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2.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2권 - 팡틴, 비극 속에서 빛나는 모성애   한강 작가의 글을 읽으며 사회적 비극 속에서 고통받는 약자들의 삶을 가만히 보듬어보았던 기억을 안고 《레미제라블》 2권을 이어 읽는다. 2권은 장발장의 그늘 뒤에 숨겨진 또 다른 비극의 주인공, 코제트의 어머니 '팡틴'의 삶을 조명한다. 비정한 사회와 사람들의 냉대 속에서 머리카락과 이빨까지 팔아가며 딸을 지키려 했던 팡틴의 삶은 지독하게 아프다. 한강 작가가 그려내는 고통받는 인물들처럼, 팡틴 역시 시대의 어둠에 희생당하지만 그 안에서 끝까지 잃지 않는 모성애와 인간성은 가슴을 먹먹하게 만든다. 그리고 그녀의 마지막을 지켜보며 코제트를 구하겠다고 다짐하는 장발장의 모습에서 구원의 또 다른 씨앗을 보게 된다. 책을 읽어가며 비극적인...

[독서이야기] 빅토르위고(한강작가와 닮은)의 장발장이 세상을 이겨낼때(1845) 우리나라(한국)에는 무슨이일이?

이미지
  요즘 책좀 읽으려고 빅토르위고 레미제라블 5권짜리를 샀어요 프랑스 사람 이름 이라서요 이름 읽다가 시간 다 갑니다.  그 레미제라블의 시대의 프랑스를 알리고져 글이 길어져 5권이나 되는 장편소설이 된것같습니다.  그렇다면 이시대 우리나라에는 무슨일이 일어나고 있었는지 궁금해졌습닏자.  함께 알아봅니다. 【1】  빅토르위고의 레미제라블 쉽게 읽기 ✅ 한눈에 보는 핵심 등장인물 요약 읽으시다가 헷갈리실 때 바로 보실 수 있게 가장 중요한 인물들만 딱 정리 해 드릴게요! 인물 이름 역할 및 핵심 키워드 장 발장 (Jean Valjean) 주인공. (중간에 '마들렌 씨', '포슈르방' 등 이름이 몇 번 바뀝니다!) 자베르 (Javert) 지독한 원칙주의자 경찰 . 평생 장발장을 쫓아다님 팡틴 (Fantine) 불운한 여인. 코제트의 친엄마 코제트 (Cosette) 팡틴의 딸 ➔ 장발장이 수양딸로 키우는 주인공 마리우스 (Marius) 코제트와 사랑에 빠지는 열혈 청년 학생 혁명가 테나르디에 부부 (Thénardier) 코제트를 학대했던 이기적이고 악랄한 여관주인 부부 에포닌 (Éponine) 테나르디에 부부의 딸. 마리우스를 짝사랑함 앙졸라스 (Enjolras) 학생 혁명 단체(아베세의 벗)의 리더 미리엘 신부 (Myriel) 장발장에게 은촛대를 주고 삶을 바꿔준 고마운 신부님 🌸저 이제서 2권읽는중인데 이 인물이 다 나오네요  내용은 좋은데요 그 사이사이에 전쟁이야기는 정말 지겨워저요 그리고 이야기 자세히 묘사하는 빅토르위고는 감명받을만큼 가슴이 멍해질때도 있어요.  우리 한강작가가 비슷한 자세함이 있는것 같아요. 한강작가 소설은 너무 슬퍼서 힘들어요 그리고 아직 못읽은 시집이 세개나 있어요 한강장가 책을 어찌 독파해야할지원 🌸 ✅  프랑스 이름 읽기 늪에서 탈출하는 팁! 이름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성(LastName)이나 풀네임을 다 외우려고 하지 마시고, 주요 특징이나 역할 로 머릿...